홈 > 홍보센터 > 업계뉴스
업계뉴스

전국 읍면동 133곳, 아기 울음소리 `뚝`

image_readtop_2020_705712_15942818424273892.jpg

경남 진주시 지수면은 기업가정신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삼성 이병철·LG 구인회·효성 조홍제 전 회장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30여 명이 지수면에 위치한 지수초등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구철회 LG그룹 창업고문과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구평회 E1 명예회장 등도 지수초를 졸업했을 정도로 지수면은 수많은 기업인을 배출해왔다. 하지만 지금 지수면은 저출산 쇼크가 닥치면서 `소멸 위기`에 처한 상태다.

인구가 1494명에 불과한 지수면은 평균연령이 57.7세에 달하지만 올해 들어 아기가 단 한 명도 태어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출생아 7명이 전부다. 지수면 관계자는 "풍수가 좋다고 해서 성공한 기업인이 많이 태어난 고장인데 이제는 젊은 사람들이 없다 보니 태어나는 아기도 없고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수면처럼 올 상반기까지 전국 읍·면·동(3491곳) 가운데 출생아 등록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곳이 13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매일경제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행정안전부의 출생 등록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출생아 등록이 단 한 명도 없었던 전국 읍·면·동은 133곳으로 전체 중 3.8%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경남 읍·면·동이 지수면을 포함해 25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23곳, 전남 19곳, 전북 14곳에서 출생아가 없었다. 수도권과 인접해 있는 충남(14곳)과 강원(11곳), 충북(10곳)은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었고 경기도 읍·면·동도 7곳에 달했다.

이 중에서는 지난해에도 출생아가 없었던 읍·면·동이 15곳이나 됐다. 대표적인 곳이 경북 영주시 단산면이다. 단산면은 2018년과 2017년에도 출생아 수가 각각 2명에 그칠 정도로 아이 울음소리가 끊기다시피 했다. 인구 1921명에 불과한 단산면은 65세 이상 인구(884명)가 46%를 차지하는 초고령화 마을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인구 10만4236명인 영주시는 인구 10만명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부터 `인구정책 지원조례`도 제정해 시행 중이다. 관내 산후조리원이 없는 것을 감안해 경북에서 최초로 1회 100만원을 지원하고 전입지원금도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인상했다. 첫째아에 대한 출생장려금도 1년간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렸다. 영주시 관계자는 "2012년에 유일하게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폐원돼 경북도와 정부를 설득한 끝에 지원금을 받아 2014년 다시 지역 중소병원에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를 만든 상황"이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매년 인건비를 지원해주니 운영이 가능하다"고 했다. 지난해 영주시 출생아는 396명으로 하루 1.08명꼴에 불과했다.

영주시처럼 전국 시 단위에서는 읍·면·동 51곳에서 출생아가 없었고 군 단위는 72곳, 광역시의 구 단위도 읍·면·동 10곳에서 신생아가 태어나지 않았다. 시 단위 중에서는 영주시(문수·순흥·단산면)와 상주시(중동·은척·공검면), 경남 진주시(지수·미천·대평면)가 각각 3개 면에서 출생아가 없었다.

시 단위보다 저출산 위기가 더 심한 군 단위에서는 충남 부여군 사정이 심각했다. 부여군은 관내 15개 면 가운데 40%인 6개 면(외산·내산·옥산·충화·양화·석성면)에서 올해 출생아가 없었다. 전국 82개 군 가운데 출생아가 없는 면이 가장 많았다. 인구 6만5919명인 부여군은 올 상반기 전체 출생아 수가 90명에 불과해 1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거창군(북상·위천·마리·신원면)과 곡성군(삼기·목사동·죽곡·오산면), 보은군(장안·회남·내북·산외면) 등도 각각 4개 면에서 올해까지 출생아가 단 한 명도 태어나지 않았다.

지자체들도 출산율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가임여성(20~39세) 감소와 수도권 인구 유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도 쉽지 않다. 경북도는 올해부터 `저출생 극복 시행계획`을 마련해 75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4월 기준 20·30대 인구 순유출만 9900여 명에 달했고, 올해만 1만명이나 인구가 줄었다. 경북도 관계자는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월 보육·아동, 학계 등 각 분야 전문가 50여 명이 모여 인구 감소 극복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수도권 인구 유출을 막고 출산율을 높이는 게 쉽지가 않다"고 털어놨다.

[우성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