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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바우처’, 복지-시장 공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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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시스  2007-10-19  서울=메디컬투데이  김태형기자 kth@mdtoday.co.kr]
 
 
공공성이 강한 보건복지 사업에 시장원리를 도입한 ‘바우처(voucher)’ 제도가 해마다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예산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OECD 선진국에 비해 대상분야 및 운영방식 등이 제한적이고, 체계적인 추진시스템도 구축돼 있지 않는 등 준비부족으로 인한 각종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바우처제도는 정부가 특정계층에게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지불인증권’, 즉 쉽게 말하면 특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쿠폰 또는 카드를 의미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8년도 복지, 보육, 교육, 문화, 직업훈련 등 사회분야 바우처 사업 예산으로 1조569억원이 편성돼 있다.

이는 올해 총 바우처 대상사업 예산(1조1038억원)보다 다소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국고사업의 지방이전으로 인한 착시현상으로 국고기준이 아닌 전체 사업비(국고+지방비)로 보면 이보다 더 증가했다.
 

◇ 보육·복지, 사회분야 바우처 예산 98%

특히 바우처 사업을 각 부문별로 살펴보면 복지바우처의 경우 2692억원으로 전체 사회분야 바우처 총예산의 25.5%를 차지하고, 보육바우처가 7658억원(72.5%), 교육바우처 8억원(0.1%), 문화바우처 23억원(0.2%), 직업훈련바우처 188억원(1.8%) 수준으로 각각 편성돼 있다.
 
보육 및 복지바우처가 전체 사회분야 바우처 사업의 9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바우처 제도는 일반적으로 산모·신생아 도우미 지원사업처럼 쿠폰 또는 카드를 지급하는 ‘명시적’ 바우처와 불임부부 시험관 시술비 지원 형태의 ‘묵시적’ 바우처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복지바우처의 경우 지역복지서비스혁신사업, 시험관시술비지원 등 총 7개 사업으로 전년대비 43.5% 증가한 2692억원을 내년 예산으로 요청해 놓고 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바우처사업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바우처사업을 수행하는 사회서비스센터도 발족시켰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산모신생아도우미 사업을 시작으로 올해 4월에는 노인돌보미와 장애인활동보조, 8월에는 지역사회서비스혁신사업으로 꾸준히 확대했다.

‘독서도우미’와 같은 아동인지능력향상서비스 사업 등 가장 많은 예산이 책정돼 있는 지역복지서비스혁신사업의 경우 올해보다 43.5% 증가한 2692억원이 내년 예산으로 편성돼 있다.

특히 이들 서비스는 지원대상을 서민·중산층으로 확대하되, 서비스 이용료의 일부를 본인부담하는 방식을 통해 시장 활성화와 함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바우처 제도를 확대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제도의 장점 때문이다.
 
정부와 민간의 적절한 역할분담, 즉 비용부담은 정부가, 서비스 생산 및 전달은 민간이 담당함으로써 서비스의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공급자 간의 경쟁을 강화해 가격 인하 및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
 

◇소비자 선택권 보장한다며 공급자는 단 2곳?

하지만 아직까지는 상당수의 바우처 사업들이 기대만큼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필수적인 공급자 확대가 지지부진하거나 사실상 특정 공급자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복지서비스의 하나인 아동인지능력향상 및 아동비만관리서비스 사업의 경우 공급자가 각각 2개에 불과하다.
 
독서지도, 도서대여 등을 제공하는 공급자는 아이북랜드와 웅진싱크빅이며, 아동비만과 관련해 식이요법과 운동처방 등의 서비스는 에버케어와 국민체력센터가 전부다.

영유아보육지원 바우처 사업 역시 양상은 다르지만 근본적으로 비슷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보육서비스 공급자에 대한 신축비 및 인건비 지원이 국·공립보육시설 위주로 이뤄지면서 민간보육시설과 국·공립 보육시설 간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민간보육시설이 국·공립 보육시설에 비해 열악한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국·공립 시설에 수요가 몰리면서 정작 저소득층은 자신이 원하는 보육시설에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우처 사업의 정책목표를 지나치게 다양하게 잡을 경우 방향성을 잃고 본래 취지가 훼손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산모·신생아 도우미사업의 경우 저소득층 출산가정의 복리증진과 출산율 향상, 그리고 출산도우미를 통한 저소득층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세 가지 정책목표가 충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의 목적을 달성하려다보면 양질의 산후조리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전국공공서비스노조 사회연대본부 주미순 정책국장은 “사회서비스 분야는 이윤을 창출하기 어려운 분야”라며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대부분 민간분야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강행되는 바우처 사업은 그나마 정부가 제공해왔던 기존의 사회안전망도 후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바우처를 통한 사회서비스 시장화를 중단하고 사회복지분야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